장안의 화제 워낭소리를 봤습니다.
어제 (22일, 일요일) 봤는데, 오후 두시쯤에 예매하려고 cgv홈페이지에 들어갔더니 8시 이전 타임은 막 10자리 내외로 남아서 좋은 자리는 모두 예매가 되고 없더라구요. 그래서 일단 8시 20분 신도림 영화 티켓 예매를 하고, 7시 40분쯤 도착했습니다. 일요일 저녁시간이었는데도 불구하고 가족단위나 나이가 있으신 분들이 평소보다 많았어요. 이 역시 워낭소리를 보기위해 극장에 오신 분들이라 생각이 됩니다.
영화는 독립영화이기 때문에 다른 일반적인 영화와 다르게 78분이라는 짧은 러닝타임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언제나 그랬듯이 저는 이 영화가 무슨 내용의 영화인지 알지 못하고 영화를 보러 갔습니다. 사실은 그냥 화제가 되고있기 때문에 궁금했을 뿐이죠. 얼마나 잘 만든 독립영화길래 100만명이 넘는 사람이 이 영화에 호평을 할까 궁금했습니다. 그리고 부끄럽지만 저는 극장을 들어가는 순간까지 워낭소리에 "워낭"이 뭔지 몰랐습니다. ㄱ-; 같이 본 친구에게 물어봤더니 그게 위에 포스터속 할아버지 손에 들려있는 소의 목에 거는 종이라고 하더라구요.
워낭 - [명사]마소의 귀에서 턱 밑으로 늘여 단 방울. 또는 마소의 턱 아래에 늘어뜨린 쇠고리.
* 달주는 다시 잠이 들었다가 당나귀 워낭 소리에 잠이 깼다.≪송기숙, 녹두 장군≫
-출처 : 네이버 사전
이 영화의 영제목은 Old partner입니다. 그리고 소의 수명은 평균 15년 정도라고 합니다. (사실 리뷰를 하기위해 포스터를 보기 전까지 몰랐습니다.) 그런데 이 소는 할아버지의 오랜 파트너로써 40년 동안 할아버지 곁에서 묵묵히 일을 합니다. 할아버지가 다리가 불편해 일을 하기 위해 논으로, 밭으로 나갈 때는 왼쪽에 있는 사진처럼 할아버지를 태우고 다니죠.
이런 소를 할아버지는 자식처럼 아낍니다. 밭일을 하다가도, 낮잠을 주무시다가도 시간이 되면 불편한 다리를 이끌고 지게 가득 꼴을 베어 오십니다. 이렇게 할아버지와 소는 오랜 동료이며 친구이고 자식같은 존재인 것이지요.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아 걷기도 힘겨워하는 늙은 소가 할아버지를 위해 죽기 직전까지 헌신을 다해 일을 하는 모습이 참 감동적입니다.
영화 자체가 다큐멘터리 식으로 진행이 되고, 러닝타임이 짧기 때문에 많은 얘기를 썼다간 심한 스포일러가 될 것 같아 내용에 대한 것은 여기까지만 적겠습니다.
사실 저는 아무래도 다큐멘터리 영화다보니 약간은 지루할 수 있다고 생각했고, 영화 시작 전에 좀 피곤한 감이 있어서 걱정을 했습니다. 게다가 영화 초반부엔 좀 지루하긴 하더군요. 그래서 졸까봐 걱정 했는데 다행히 졸음이 오기 전에 몰입할 수 있게 되서 끝까지 무사히 보게 됐습니다.
허나 감동적이라고 해서 시작부터 끝까지 계속 감동이 밀려오는 그런 것은 아니었구요. 중간 중간 한번씩 강렬한 감동을 받았습니다. 물론 주변에서 거의 중반부터 끝까지 우는 분들도 꽤 되시구요~ 개인마다 차이가 있으니까요. 사실 저는 남자고 극장이다보니 막 펑펑 울 수가 없기 때문에 참아서 그렇지 집에서 봤으면 막 펑펑 울었으리라 생각이 되긴 합니다.
암튼 영화가 끝나고 나서는 솔직히 멍~ 해지더라구요. 소는 우리 인간에게(특히 한국인에겐 더욱) 무척이나 소중한 동물로써, 오랜 시간동안을 함께 해왔습니다. 평생 인간들을 위해 일을하고, 죽어서까지도 인간에게 도움을 주죠.
"소팔아서 대학간다"라는 말이 있듯이, 그만큼 우리 사회에서 소의 가치는 대단하다고 알고는 있었지만, 영화를 보고난 후 적잖이 충격을 받은 것이지요.
강한 스포일 있습니다
영화 전체적으로 할아버지께서 소를 위해 소죽을 끓이는 장면이나, 꼴을 베는 장면도 그렇구요. 특히 할머니께서 영화 초반부터 소를 팔아야 한다고 잔소리를 계속 하십니다. 그런 할머니의 잔소리를 할아버지께서는 매 번 못들은척 해버리다가, 너무나도 힘겨워하는 소가 안됐는지 소를 팔기 위해 우시장으로 데려갑니다. 그 가기 전 소의 눈물 한방울과 우시장에서의 할아버지의 말씀이 참 찡했습니다. 사람들은 늙어버린 소를 팔러 나온 할아버지를 비웃습니다. 얼마에 파실 생각이냐면서 100만원, 120만원...어떤 사람은 60만원에 사겠다고
합니다. 그 말에 할아버지는 역정을 내죠. 사람들은 얼마를 받고 싶으시냐고 묻습니다. 할아버지는 500만원이라고 대답합니다. 사람들은 또 한번 비웃습니다. 심지어 어떤 사람들은 그냥 가져가라고 해도 안가져간다고 하며 할아버지 곁을 떠납니다. 과연 할아버지는 그 늙은 소가 다른 사람의 눈에도 500만원의 가치가 있을거라고
생각하시고 하신 말씀일까요? 할아버지에게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가치를 가진 그 소인데 팔고싶지 않았던 모양입니다.
그리고 죽기 직전 소의 코에 걸린 코뚜레를 빼주는 장면과 죽고 난 후 항상 함께였던 할아버지의 곁에 소가 없이 혼자 앉아계시는 위에 있는 사진속 장면이 나올 때도 참 슬펐습니다. 40년이란 시간이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니죠. 할아버지 생의 절반을 저 소와 함께 지냈습니다. 소를 떠나보내기 싫어서 힘겨워 하는 것을 알면서도 놓아줄 수 없었던 할아버지의 마음이 참 안타깝네요.
조금은 다른 이야기
어떤 리뷰를 봤더니 워낭소리가 실제 다큐멘터리 영화인데 연출과 설정이 너무 눈에 보였고, 할머니께서 한풀이를 하시면서 소를 팔자고 말씀하시는게 웃음을 자아내기 때문에 깊은 감동을 느끼는데 방해가 된다고 하는 것을 봤습니다.
헌데 저는 이건 아니라고 생각이 됩니다. 다큐멘터리의 뜻을 살펴 보면
다큐멘터리 - 문장이나 방송 또는 영상매체를 활용하여 제작 또는 구성한 주제와 줄거리가 있는 기록물.
어원은 문서 ·증서를 뜻하는 라틴어 documentum이다. 주로 문학 ·영화용어로 쓰인다. 문학에서는 기록문학과 거의 같은 뜻이며, 기록하는 주인공에 가공인물(架空人物)을 등장시키는 등 허구적인 것을 포함하는 경우도 있다.
이는 사실을 소재로 감독의 주관에 따른 연출이나 설정이 포함이 될 수도 있다고 볼 수 있는 것 같네요. 그리고 다큐멘터리 영화라고 해서 꼭 감동을 줘야 하는 이유도 없는데, 굳이 할머니의 중간중간 웃기는 장면을 삽입함으로 감동이 떨어진다고 비판하는 게 맞는건가요? 다큐멘터리 영화를 통해 감독이 전하고자 한 내용이 관객들에게 감동으로 다가올 뿐이지 관객이 감동을 받는데 방해되는 요소가 곳곳에 있다고 비판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하는 바입니다.
또한 다큐멘터리에 대한 고정관념은 이미 깨진지 오래라는 다음 기사도 있군요.
어쩌면 ‘워낭소리’의 진정한 수확은 이처럼 다큐 제작의 새롭고 세계적인 흐름을 국내 관객들에게 성공적으로 보여주었다는 데 있다.
이미 다큐와 픽션의 경계는 무너졌고, 연출 없는 다큐는 불가능하며, 심지어 “모두가 극영화, 더 이상 다큐는 없다”는 선언도
나왔다.
이충렬 감독은 ‘워낭소리’를 “다큐라기보다 논픽션물”이라고 소개한 바 있다. “수십 개월 찍은 일상의 조각들을 흩트려놓고
‘엑기스’만 추려 붙였다. 원 정서와 관계의 원형질만 훼손 안 했다면 문제 없다”고도 말했다. 남인영 동서대 영화학과 교수 역시
“소와 할아버지의 관계가 친구같지 않은데 친구처럼 묘사했을 때 비로소 조작”이라며 “노부부와 소를 통해 이야기를 만들어낸 능력,
정교한 연출력은 이 영화의 뛰어난 장점”이라고 평했다. 어쩌면 다큐를 있는 사실 그대로의 기록으로 보고 믿는 것은 지나치게
순진하거나 협애한 발상일 수 있다. ‘워낭소리’는 흥행기록만 깬 것이 아니라 다큐에 대한 고정관념도 깨는 중이다.
- 출처 : JOINS 양양의 컬처코드
그리고 저는 할머니의 웃음이 지어지는 한풀이 장면들이 방해가 된다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실제로 할머니께서는 말씀이 참 없으신 분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실제 촬영 때에 그렇게 한풀이를 하신 것이
아니고, 감독이 아들같고 해서 대화하는 과정에 혼잣말로 하시던 음성들을 중간중간 편집해 넣어 전달한 것이라고 하네요. 할머니의 한풀이가 웃음이 나오긴 했지만 그 속에서 소와 할아버지를 걱정하는 마음들이 느껴지던데 어떻게 이걸 슬픔을 느끼기에 방해가 되는 요소라고만 받아들여지는지 이해가 안되네요.
또 이와는 다른 이야기로 실제 제작하는 과정에서 제작비가 부족하여 할아버지 댁에 상주하며 촬영을 할 수 없어, 새끼소가 태어나는 장면이나 놓친 장면들도 많았고, 생각보다 소가 오래 살아서 제작기간이 엄청 길어졌다고 하네요. 또 젊은 소가 흥분해서 날뛰는 장면에서 할아버지를 밀쳐 넘어뜨리는 장면에서 갑자기 화면이 멈추는 이유는 촬영을 하던 도중 돌발상황에 할아버지를 도와주기 위해 감독이 카메라를 버리고 뛰어갔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이런 것들도 다 연출된 것이었을까요?
워낭소리가 136만명이 넘었다고 합니다. 뉴스, 인터넷 등의 매체에서 입소문을 타고 주목을 받기 때문이긴 하지만, 저는 충분히
받은 감동도 있고, 메시지도 강력했습니다. 어쨌든 참 고마운 영화였다고 생각됩니다. 안보신 분들은 극장 한번 가시는 것도 괜찮을 듯
하네요.
그냥 가지 말고 댓글 남겨달라는 저 문구가 발목을 잡네요^^ 글 잘 읽었습니다.
사실 한달 전부터 꼭 보고 싶었던 영화였는데 드디어 어제 보고 왔어요.
촌에서 농사짓고 계시는 부모님 생각이 나서 마음이 많이 아팠답니다.
소를 대하시는 할아버지의 마음, 할머니의 한마디 모두 제겐 익숙한 풍경이거든요.
더 많은 사람들이 이 영화를 보고 큰 감동을 느꼈으면 좋겠어요.
뭐...잘은 모르겠지만...
제 생각은 조금은 팔아야겠다 싶은 생각이 드신거 같긴해요~
소가 힘들어하는 모습도 자주 보였고, 그걸 알면서도 정때문에 놔줄수가 없었는데~
일을 안시키려고 새 소를 사와도 길들이기 어렵고 해서 자꾸 일을 시키게 되니~
놔줘야 겠다는 생각을 하시지 않았나...싶기도 하네요~
근데 500만원은 안팔겠다는 의지로 말하신거 같네요~
요즘 할아버지/할머니께서 살고 계신 그 곳이 관광지처럼 되버려~
많은 사람들이 모인다고하네요~ 그것때문에 스트레스도 많이 받고 계시다구하구요.
씁쓸할 따름입니다...왜 들 그러는지~
Comment List
2009/02/24 00:13
2009/02/24 15:49
일본에 계셔서 지금은 힘드시겠지만 나중에 기회 되시면 꼭 보시길~
2009/02/24 01:34
2009/02/24 15:50
그 마지막 장면에서 저도 진짜 참기 힘들정도로 찡하더군요~
2009/02/24 10:09
2009/02/24 15:51
그런 이유가 있었기에 좋은 영화가 되지 않았나 싶어요~
2009/02/24 10:18
많은 기대감이 듭니다.
2009/02/24 15:51
재밌게 보세요~
2009/02/24 19:17
다음으로 미뤄졌어요 T.T
이거 150만명인가 여튼 인원수가 넘으면 영화진흥회인가 거기에 어느정도 기부한다고 하드라구요.
그래서 봐주려고 하고 있다는!!
2009/02/24 20:06
이미 수익의 30프로는 독립영화를 위한 기금으로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지요~
꼭 보세요~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날거에요~^^;;
2009/02/24 21:39
기회가 안 닿는다는 ㅠ
신문에서 할아버지께서 사람들에게 시달리신다는 기사를 봤어요 ㅜ
2009/02/26 00:55
할아버지가 계시는 곳에 사람들이 몰리고 그래서 기사로까지 나오더라구요~
나중에 기회되면 꼭 보세요~^^
2009/02/25 01:48
사실 한달 전부터 꼭 보고 싶었던 영화였는데 드디어 어제 보고 왔어요.
촌에서 농사짓고 계시는 부모님 생각이 나서 마음이 많이 아팠답니다.
소를 대하시는 할아버지의 마음, 할머니의 한마디 모두 제겐 익숙한 풍경이거든요.
더 많은 사람들이 이 영화를 보고 큰 감동을 느꼈으면 좋겠어요.
2009/02/26 00:56
부모님께서 시골에 계시는군요~
그래서 와닿는 느낌이 더 강하셨겠네요~
2009/02/25 17:58
예고편 보고 혼자 모니터 앞에서 펑펑 울었어요..ㅜㅜ
워낭소리 보고 싶은데 극장에서 도저히 창피해서 못볼거 같아요..
제가 동물 나오는 영화를 잘 못봐요.. 슬픈내용이 아니어도 눈물부터 나서요..^^;
2009/02/26 00:57
그리고 극장에서 보셔도 됩니다~
사람들 많이 울어요~
2009/02/27 00:41
2009/02/27 07:03
근데 그렇게 재미 없게 보셨는데 왜 검색까지 하셔서 이렇게 글을 읽으셨는지?-_-;;
2009/02/27 13:55
근데 할아부지께서 정말 500만원이면 소를 파셨을까요?
할머니와 자식들 성화에 못이겨 우시장 가신거겠죠?
다른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실까 해서 검색하다가 블로그에 들어오게 되었네요
2009/02/27 14:06
제 생각은 조금은 팔아야겠다 싶은 생각이 드신거 같긴해요~
소가 힘들어하는 모습도 자주 보였고, 그걸 알면서도 정때문에 놔줄수가 없었는데~
일을 안시키려고 새 소를 사와도 길들이기 어렵고 해서 자꾸 일을 시키게 되니~
놔줘야 겠다는 생각을 하시지 않았나...싶기도 하네요~
근데 500만원은 안팔겠다는 의지로 말하신거 같네요~
요즘 할아버지/할머니께서 살고 계신 그 곳이 관광지처럼 되버려~
많은 사람들이 모인다고하네요~ 그것때문에 스트레스도 많이 받고 계시다구하구요.
씁쓸할 따름입니다...왜 들 그러는지~
2009/03/02 18:54
극장 불 들어왔을때. 마주보고 서로 민망할만큼 울었는데 ㅋㅋ
이건..할머니 탓이야! 할머니 말투 때문에 자꾸 웃어서....;;
워낭소리가 아니라. 할머니 한탄소리야 ㅋㅋ
그래서. 감정이 안실렸어! ㅋㅋㅋㅋ ㅠ_ㅠ
근데. 소는 너무 불쌍하더라;; 에휴~
2009/03/02 18:59
할머니 한탄소리 때문에 웃겨서 감동이 떨어진다라는...
난 눈물이 나다가도 웃기고 웃으면서도 눈물이 나고 하더라고~ ㅋㅋ
근데 벤자민 안봐서 잘 모르겠다만 그게 왜 슬프단건지 ;;
내가 보기엔 하도 사람들이 슬프네 슬프네 해서 좀 덜했다고 보이네~ ㅎㅎ